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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

[싱가포르의 기적] 글로벌 시장 진출

by 지식편집자 2023. 9. 23.

부동산은 기본적으로 지역성을 기반하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주체들이 외부에 비해 강점을 지니고, 자신들이 잘 이해하는 국내 투자 위주이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위해 해외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기 시작했으며, 동시에 포트폴리오 다변화 효과를 노렸다. 또한, 선진 시장의 경우 투자 판단에 필요한 신뢰성 높은 데이터 확보 및 관계 전문가의 수의 증가로 기관투자자의 진입이 가능해졌다. 싱가포르는 국내의 제한적인 국토의 크기로 해외에 진출하였으며, 정부 차원에서 해외에 경제 모델을 구축하고자 하였다. 또한, 자신들이 보유한 도시 계획 및 개발 사업에서의 전문성을 해외에 수출하였다.

 

실물 시장에서 자본 시장으로

 

1965년 독립 이후 처음 20~25년 동안 싱가포르에는 기관 투자 시장을 형성할 자본도 국내 기관투자자도 없었다. 이로 인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주로 기업 및 부동산 개발 회사에 의해 주도되었다. 자본의 부족과 기관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없는 상황에서 부동산 개발 회사들은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을 확보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1970년대에 부동산 개발 회사들은 그들이 개발한 부동산의 소유권을 분할하여 투자 혹은 실사용 목적으로 매입하려는 수분양자들에게 수분양하며 자금을 확보하였다. 부동산 개발 회사들의 자본 상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면서 주식에 상장되기도 하였다. 이로 인해 부동산 개발 회사들은 본인들이 진행한 개발 사업으로 취득한 부동산을 보다 오랜 기간 소유 및 운영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는 리츠가 싱가포르 부동산 시장에 등장하면서 자본 활용 방안은 더욱 확대되었다.

1973년 지어진 집합건물 리테일 건물 Golen Mile Complex,

출처: https://www.businesstimes.com.sg/real-estate/golden-mile-complex-may-stay-even-with-en-bloc

2000년대 들어서 싱가포르에서 리츠 시장의 발전은 부동산 지분 투자에 새로운 방안이 되었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발전에 기여하였다. 부동산 개발 회사들은 신뢰도 높은 새로운 자금 확보 수단을 갖게 되었고, 소액 투자자들은 리츠의 등장으로 기존에 불가능했던 대규모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지분을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 부동산 개발 회사의 자본화가 개선됨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 개발 산업의 질적인 향상이 이루어졌다. 부동산 산업은 여러 장애물들을 극복하며 계속해서 건축물 디자인의 수준과 공사의 질을 발전시켜 왔으며,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예술적인 건축물들을 보유하게 되었다.

 

부동산 개발 회사의 해외 진출

 

정보의 부족, 새로운 시장 진입의 높은 위험성, 자원의 제약은 부동산 개발 회사들이 그들의 국내 시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 부동산 개발 회사들은 싱가포르 시장의 작은 규모와,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한 위험 분산화 전략으로 해외에 진출하였다. 아래의 주요 회사들의 사례를 통해 싱가포르 부동산 개발 회사들의 해외 진출을 살펴 본다.

 

1) 래플스 시티 시티 브랜드의 중국 진출

래플스 시티 싱가포르는 세계적인 유명 건축가인 I.M페이가 설계한 상징적인 개발 사업으로, 리테일, 호텔, 컨벤션 센터를 하나의 공간으로 통합하는 '도시 속의 도시'를 개념화했다. 케피탈랜드그룹은 1986년 래플스 시티 싱가포르 통합 개발 사업을 시행하였고, 준공 후 이를 소유 및 운영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성공적인 개발 사업 컨셉을 중국의 여러 관문 도시에 적용 및 확장하였다.

 

캐피탈그룹은 1994년 상하이에 설립한 100% 자회사인 캐피탈랜드 차이나를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였다. 캐피탈랜드 차이나는 중국 내의 주요 외국계 부동산 개발 회사 중 한 곳으로 성장했다. 캐피탈그룹의 주요 사업은 통합 개발, 쇼핑몰, 서비스드 주택, 오피스, 부동산 펀드 운용 등이다. 캐피탈랜드 차이나는 중국에서 7개의 부동산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캐피탈그룹은 상하이 역사 인민 광장 인근에 래플스 시티 상하이를 2004년 개관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래플스 시티 베이징(2009), 레플스 시티 청두(2012), 레플스 시티 닝보(2012), 레플스 시티 항저우(2016), 레플스 시티 선전(2017), 레플스 시티 충칭(2018) 등 주요 관문 도시에 자신의 브랜드를 확장해 나갔다.

2) 시노랜드의 홍콩 진출

1970년 펄이스트의 설립자인 응텡퐁은 홍콩에서의 부동산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홍콩에 시노그룹을 설립했다. 시노그룹은 3개의 상장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시노그룹은 기존에 황량한 해안가였던 침사추이 이스트 지역을 리테일 및 상업 시설이 번성한 지역으로 변화시켰다. 형홈 베이 지역의 쓰레기 매립장 부지를 개발하여, 침사추이 센터를 1980년에 준공하였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시노그룹은 1980년부터 계속해서 홍콩 부동산 시장에 투자했다. 시노그룹은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홍콩의 여러 부동산 개발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그 결과 홍콩을 대표하는 3개의 부동산 개발회사 중 한곳이 되었다. 시노그룹은 홍콩에 상당한 규모의 리테일 및 오피스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홍콩의 가장 큰 임대인 중 한곳이다.

 

3) 시티디벨로먼트의 해외 호텔 사업 진출

시티디벨로먼트의 호텔 부동산 사업은 1986년 오차드 호텔 인수와 함께 본격화되었다. 시티디벨로먼트는 대만, 말레이시아, 홍콩, 필리핀 등에 위치한 호텔들을 다수 인수하며 호텔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갔다. 1989년 시티디벨로먼트의 회장인 궈링밍은 호텔 포트폴리오 확장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홍콩 증권거래소에 시티디빌로먼트 호텔인터내셔널을 사장시켰다. 시티디벨로먼트는 미국과 유럽의 호텔들을 다수 인수했다. 1992년부터 뉴질랜드의 호텔을 인수하기 시작하였고, 뉴질랜드의 가장 큰 호텔 체인인 Group을 인수했다. 1995년에는 뉴욕의 유명 호텔인 플라자 호텔을 매입하였다.같은 해에 Copthron 호텔 체인을 인수하면서 영국, 독일, 프랑스의 호텔들을 확보하였다. 이는 시티디벨로먼트의 새로운 글로벌 호텔 브랜드인 밀레니엄호텔&리조트 출시로 이어졌다. 1996년, 시티디벨로먼트 호텔인터네셔널의 자회사인 밀레니엄 &코프손 호텔이 싱가포르 회사 최초로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었다.

 

시티디벨로먼트의 호텔 인수는 계속되었다. 1989년 당시 6개의 호텔을 보유했던 소규모 회사에서, 20개 국가의 주요 도시에 위치한 110개의 호텔을 보유 및 운영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호텔 중 한 곳으로 성장했다. 밀레니엄&코프손 호텔은 뉴욕에서 로스엔젤레스까지, 런던에서 파리까지, 두바이에서 도하까지, 홍콩에서 싱가포르 및 중국까지 호텔 포트폴리오를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그랜드 코프손 워터프론트 호텔, 출처: http://www.singapore-guide.com/grand-copthorne/

정부 간 개발 협력 프로젝트 (G2G, Government to Government)

 

싱가포르 정부는 자국의 제한적인 자원 및 시장 규모를 극복하기 위해 1990년대부터 해외 지역에서의 경제적 성장을 도모하는 해외 지역화 전략을 추구하였다. 1990년 고촉통이 싱가포르의 두 번째 총리로 취임한 후, 해외 투자 및 지역화 추진을 강화했다. 지역화 2000 계획은 경제 성장을 위해 해외에서의 싱가포르 외부 경제를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었다.

 

싱가포르의 협소한 영토의 크기는 싱가포르 정부가 정부 간 개발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부동산 개발 사업에 관한 자국 내의 전문성을 해외에 수출하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싱가포르의 한정된 토지 규모는 1980년대 후반 싱가포르의 경제 구조를 노동 집약적 제조업에서 기술 집약적 사업으로 전화하는 과정에서 주된 장애물이 되었다. 토지 규모의 제약으로 인해 해외에서 투자를 유치하고, 산업을 확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로 인해 싱가포르의 경제 성장 및 해외 직접 투자를 주도했던 싱가포르 경제개발청은 더 많은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에서 기회를 모색했다.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에 싱가포르 정부는 다양한 정부 간 개발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제 2의 경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였다. 1994년 시작된 쑤저우 산업 단지 개발 사업은 중국 및 싱가포르 정부 간에 진행된 첫 번째 정부 간 개발 협력 프로젝트였다. 도시 개발 규모의 프로젝트로 산업 단지 인근에 거주하는 거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고자 하였다. 쑤저우 산업 단지 프로젝트에 싱가포르가 지닌 도시 계획, 도시 관리, 지역 관리 부문의 전문성이 반영되었고, 이는 싱가포르의 전문성이 외부에 이전되고 양산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이 밖에 중국과 싱가포르는 텐진 에코 시티, 광지우 지식기반 도시, 지린 식품 구역 등 여러 개발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정부 간 개발 협력 프로젝트는 주로 정부 기관 혹은 정부 연계 기관에 의해 실행 및 운영된다. 예를 들어, 주롱타운공사는 양국가 간 컨소시엄에 의해 '중국-싱가포르 쑤저우 산업단지 개발회사'가 설립되기 이전인 개발 사업 초기부터 쑤저우 산업 단지 개발 사업에 관여했다. 텐진 에코시티 프로젝트의 경우 도시재개발청, 주택개발청, 건설청, 환경청, 공공시설청 등 다수의 싱가포르 정부 기관이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민간에서는 정부 연계 기업인 케펠 공사가 싱가포르 컨소시엄을 주도하였다. 아센다스는 필리핀, 태국, 베트남, 한국, 일본, 호주 등의 아시아 국가에 진출하여 IT단지 및 비즈니스 단지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셈바왕그룹, 케펠그룹, 아센다스 등과 같은 정부 연계 회사들을 통해 외국의 국가 기관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싱가포르 제2의 경제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들 컨소시엄은 주로 대규모의 지역 개발 사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해외 투자 시장 진출

 

부동산 산업은 점차 세계화되며 자본 시장과 통합되었고 싱가포르는 이러한 전 세계적인 혁명적 변화에 적응하며 이를 활용하였다. 싱가포르 투자 기관인 싱가포르투자청과 테마섹은 해외 부동산 기관 투자 산업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하였다. 싱가포르 부동산 개발 회사들 또한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더 좋은 기회를 찾아 해외 시장에 진출하였다.

 

싱가포르투자청은 1990년대 후반에 비로소 본격적으로 투자 국가군을 다양화했다. 싱가포르 투자청은 국부 펀드의 선구자적 역할을 하였고, 부동산은 싱가포르 투자청에 의해 최초로 국부 펀드 투자 포트폴리오에 정식으로 편입되었다. 싱가포르투자청은 1981년 설립되었지만 초기 부동산 투자 대부분은 미국 부동산에 한정되어 있었다. 당시 신중한 투자 기관의 보수적인 투자 관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시장은 미국 뿐이었다. 싱가포르투자청은 다른 국가의 부동산 시장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투자 국가군을 점차 늘려갔다. 유럽 국가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1980년대 후반에 시작되었으며, 아시아의 다른 국가에는 1990년 중후반부터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싱가포르투자청의 부동산 포트폴리오는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화를 이루었으며 투자 국가군을 계속 확대해 갔다. 오늘날 싱가포르투자청이 투자하는 국가군은 30개가 넘는다.

 

싱가포르 투자청 이야기

https://youtu.be/z7AstOVze0A

 

 

싱가포르투자청은 싱가포르에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기장 초기의 투자 기관들 중 한 곳이지만 유일한 기관은 아니다. 1990년대까지 몇 개의 싱가포르 투자 기관들은 세계적 트렌드에 따라 해외 부동산 투자를 진행하였다. 싱가포르랜드, 펄이스트, 테마섹, 캐피탈랜드, DBS랜드, 피뎀코, 케팰랜드, 아센다스, 시티디벨로먼트, 구코랜드, 프레이저스 센터포인트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였다.

 

세계화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국제적인 자산운용사들은 그들의 아시아 지역 거점 오피스를 싱가포르에 설립하기 시작하였다. 해외 기관들은 안정적인 정치 체제 및 신뢰성 높은 사회적 기반 시설을 갖춘 싱가포르를 금융 중심지로 인식하였다. 또한 싱가포르의 선진화된 부동산 산업은 경험 많고 숙련된 인적 자원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세금 절세 효과도 아시아 지역의 거점 오피스를 싱가포르에 세우는 데 기여하였다.

 

 

싱가포르의 기적, 싱가포르국립대 교수진 지음/ 출판사 차밍시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