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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투자/지속가능한도시

[책 리뷰] 싱가포르의 기적 | 싱톈푸 | 차밍시티

by 지식편집자 2023. 9. 16.

 

시 국가, 싱가포르의 기적과 같은 성장 스토리!

싱가포르는 독립 후 반세기 만에 가난한 항구 도시에서 세계적인 글로벌 도시 국가로 변혁하였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를 선정하는 설문조사에서 싱가포르는 매번 최상위권을 차지할 정도가 되었다. 그 이면에는 싱가포르 부동산 산업의 눈부신 성장이 있었다. 공공과 민간 상호 간의 효과적인 파트너십,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부동산 디벨로퍼의 창의력, 부동산과 자본 시장이 결합된 부동산 금융의 선진화를 통해 싱가포르는 아시아 부동산 산업의 중심이 되었다. 싱가포르는 지속 가능한 개발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다. 싱가포르 도시 계획의 비전은 정원 속 도시로, 국가 자체를 정원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세계 최초의 스마트 국가를 구현하기 위해 국가 전체를 기술로 연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기적, 역자 서문

자산운용사 근무 시절, 국내 부동산 개발 사업을 위한 투자금을 미국계 투자 기관으로부터 유치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싱가포르 지부 대표가 서울에 와서 투자에 대한 주요한 결정을 하는 것에 의아함을 느꼈습니다. 한번은 글로벌 투자 기관의 홍콩 지부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한 적이 있었는데, 자금을 지급하는 주체가 홍콩 법인이 아닌 싱가포르 법인이 었습니다. 홍콩 지부에서 투자를 결정했는데 굳이 싱가포르 법인을 활용하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업무 현장에서 싱가포르 부동산에 대한 간접 경험은 부동산 금융에 한정되지 않았습니다.

공동 주택 개발 사업 진행 당시, 아파트 외관 디자인 개선을 위한 컨설팅을 외부 전문 기관에 의뢰하였는데 대부분의 선진 사례가 싱가포르의 아파트 디자인이었습니다. 성냥갑 같은 한국의 아파트 설계에 익숙했던 저에게 싱가포르의 건축 디자인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싱가포르의 도시 계획 및 건축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마리나 베이뿐만 아니라, 유려한 건축 디자인으로 설계된 여러 건축물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정원 속 도시'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되는 싱가포르의 지속 가능한 개발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싱가포르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업무에서의 경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러한 관심 가운데 이 책을 구입하여 읽게 되었는데, 국내에 소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시아의 대표적인 부동산 연구 기관인 싱가포르국립대학교 부동산 연구소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의 싱가포르 부동산 산업을 집대성한 책으로 가치가 있었습니다. 공저자의 일면들도 금융 기관, 정부, 학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었습니다. 싱가포르 부동산 산업에 있어 유산과 같은 책이었습니다. 국내 출판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해당 책의 번역 출간을 위한 판권을 구입하였고, 차밍시티 번역진이 해당 책의 번역을 진행하였습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도시 국가 싱가포르의 개발사에 있어 정부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친 시장적인 규율자로서 비전을 갖고 장기적인 계획 아래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도시 계획에 있어서의 체계성, 명료성, 투명성, 합리성은 부동산 개발 회사들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여 사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이는 국내의 부동산 개발 사업 환경과 차이나는 특징입니다.

인허가에 있어 지자체의 비예측성은 부동산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민간 회사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칩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18년 부패인식지수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덴마크, 뉴질랜드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부패도가 낮은 국가입니다. 이는 청렴하기로 널리 알려진 핀란드, 스웨덴 같은 북유럽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반면에, 한국은 전체 조사 국가 중 45위로 아프리카 르완다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부패는 부동산 산업 성장에 악영향을 주었습니다. 지자체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의 부도덕성도 큰 문제입니다. 국내 리츠 산업의 후진성은 이로 인한 피해의 단적인 예입니다. 2000년대 초 싱가포르 및 일본과 비슷한 시기에 리츠가 제도적으로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리츠 업체들의 역량 부족 그리고 사기/배임 사건 등으로 리츠 산업이 발달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들 간의 소모적인 갈등 또한 리츠 산업의 발전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국내 부동산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자체, 민간 기업 모두의 철저한 자기 반성이 요구됩니다.

싱가포르는 전 세계 기관투자자로부터 아시아 부동산 금융의 중심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여러 금융 회사들이 아시아 지역 본부를 싱가포르에 두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부동산 투자에 있어 관문 도시가 되었습니다. 정치 체제의 안정성 및 투명성, 민간 기업의 기업가 정신, 금융 인프라의 발달, 세제 혜택, 우수한 인력, 영어 활용도, 동남아시아 시장과의 접근성 등은 싱가포르를 아시아 부동산의 중심지로 만들었습니다. 부동산 금융의 발달로 개발 사업의 주체인 부동산 개발 회사의 자금 출처가 다양화되었고, 이는 도시의 창의성으로 이어졌습니다.

싱가포르 부동산 산업에 있어 가장 부러운 점은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지속 가능한 개발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를 선정하는 설문조사에서 싱가포르는 매년 최상위권을 차지합니다. 서울은 그렇지 않습니다. 서울은 오랜 역사와 천혜의 자연을 지닌 역동성 넘치는 도시이지만, 사각형의 콘크리트 건물을 기계적으로 찍어낸 못생긴 도시가 되어버렸습니다. 성장기 한국 사회에서의 부동산 개발 사업은 최대한 많이 짓고 빨리 분양해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도시는 매력을 잃었습니다.

건물에서 효율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효율뿐만이 아닌 사회성과 환경성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건물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행위가 일어나는 커뮤니티에 존재합니다. 건물은 본질적으로 사람과의 관계성 안에서 그것의 가치를 갖습니다. 사회성을 고려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손해인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더욱 큰 효율과 수익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것이 본질에 가까우며, 돈을 지급하는 주체도 결국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부동산'이라는 단어가 한국 사회에서 부정적인 의미를 갖는 것은 도시의 가치를 고민하는 의식 있는 부동산 개발 회사가 현저히 부족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번역하면서 일관되게 느껴졌던 감정은 싱가포르가 아시아 부동산을 대표한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자부심이었습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말투로 자신들이 21세기의 아시아 부동산 시장을 대표할 거라 이야기합니다. 현재 부동산 산업에서 가장 앞서가는 아시아 국가 중 한 곳이 싱가포르임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책을 번역한 목적은 싱가포르의 우수함을 찬양하기 위함이 절대 아닙니다. 그들의 기적과 같은 현대 개발사를 면밀히 살펴보고, 그들보다 더 앞서가기 위한 도구로 이 책이 활용되길 바랍니다. 21세기 아시아 부동산 금융의 중심지가 될 도시가 싱가포르도, 도쿄도, 상하이도, 시드니도 아닌 서울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자와의 만남,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싱톈푸 교수님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 기고 글  https://seoulpi.io/article/4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