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는 전문가의 의견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언론사와 방송국의 보도를 신뢰히지 않습니다. 정치인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모르는 사람이 운영하는 집에 머물고, 모르는 사람이 운전하는 택시를 타고, 모르는 판매자로부터 물건을 사는 플랫폼 비즈니스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당연한 듯이 플랫폼 업체를 믿지만, 플랫폼 업체는 사고가 터지면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처음 접하면 그것의 낯섬에 머뭇거려 지지만, 1) 해당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2) 경험이 누적되면서 플랫폼 기업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3) 생태계 참여자들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서, 해당 플랫폼 생태계에 대한 경계심이 사라지며 신뢰가 형성됩니다. 이것이 '신뢰 도약' 수준에 이르면 모르는 사람의 차를 타는 것에 아무런 꺼리낌이 없어집니다.
양자 사이에서 신뢰를 제공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주체들이 있습니다. 공인중개사, 보험설계사, 법무법인, 감정평가사 등은 자신들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신뢰를 제공합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기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훨씬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나타나면 기존 업체들의 자리가 위태로워 질 수 있습니다. 사람의 전문성에 대한 신뢰보다 "기술에 대한 신뢰"가 더 높은 시점이 오고 "책임"에 대한 문제가 일부 해소되고 "사회적 합의(?)"에 이르게 되면 기존의 신뢰 기관들은 입지가 좁아질 것입니다.
4차 산업 시대에 접어들면서 인공지능에 기반한 알고리즘에 사람들의 일상이 광범위하게 노출되었으며, 블록체인을 기반한 "분산적 신뢰"에 기반한 사회 시스템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공지능과 같은 알고리즘을 신뢰할 수 있을까요? 딥러닝으로 대표되는 최근의 인공지능 기술은 인간의 지능을 뛰어 넘어 블랙박스 영역에 있기 때문에 그것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힘이 인간에게 없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신뢰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경험이 누적되고 신뢰가 형성되면, 무감각하게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
유형 자산 못지 않게 무형 자산이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시장에 자금 유동성은 넘쳐 나는데 이들은 무형 자산을 찾아 다닙니다. 다수에게 "신뢰"를 얻는 기업이 플랫폼이 되고 비즈니스의 승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중국의 알리바바는 사기가 만연한 신뢰도 낮은 중국 소매업 시장에 신뢰를 형성하여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습니다. 마윈은 기술을 기반으로 불확실성을 낮춰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 신뢰를 구축해야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윈은 신뢰 문제가 만연한 곳에 사업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신뢰를 기반한 플랫폼 생태계를 조성했습니다. 책에서 소개한 마윈이 인터뷰가 인상 깊습니다. "반드시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신뢰하면 모든 것이 단순해집니다. 신뢰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복잡해집니다."
점점 투명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기업의 "신뢰"는 단순한 도덕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비즈니스의 본질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비즈니스의 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의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신뢰 구축"을 위한 진정성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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